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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김프로RN/김프로RN의 미국 이민과 간호사 생활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김프로RN의 급여는 다 어디로 갔을까?

by 김프로RN 2024. 11. 20.

미국에서 일하면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더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더 많이 벌수록 더 많이 쓰게 되어 재정적으로 더 힘들어 지게 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 관리를 계획적으로 하지 않으면 종종 돈을 많이 버는데도 빚더미에 앉게 되는 실수를 하게 되죠. 저도 역시 그런 경험을 해 보았기 때문에 가정이 있는 요즘엔 특히 더 우리집 재정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이 글에서는 제가 개인적으로 어떻게 급여를 분배하여 투자하고 생활하는지 간단하게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우선순위 - 정부, 은퇴 계좌, 각종 보험

전문가들, 투자의 전설들이 모두 한 입으로 이야기 했죠 - 소비는 맨 마지막으로 미뤄야 한다. 그래서 저도 따라해 보기로 했어요. 총 급여(Gross Pay)를 100이라고 하죠. 공제 항목들인 401(k), HSA, 직장 제공 각종 보험들을 모두 더한 값의 반을 Gross Pay에서 제한 뒤 Social Security 세금 6.2%와 Medicare 세금 1.45%가 계산되어 빠르게 빠져 나갑니다.
 
다음으로 Federal Income Tax Withhlding이 내가 W-4에서 정한 비율로 빠져 나가는데, 저는 Withholding Allowance를 최소값인 '0'으로 했기 때문에 Gross Pay의 6.4% 정도를 소득세로 미리 납입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미리 납부 하지 않고 연말 정산 할 때 한꺼번에 내기도 하는데, 이것은 개인 성향에 따라 정하면 되죠. 아직 끝이 아닙니다. 401(k)와 HSA 그리고 각종 보험과 노조 회비까지 제가 만져보기도 전에 다 빠져 나가요.

항목 총 급여 대비 비율 (실제 세율)
Social Security 5.6 (6.2)
Medicare 1.3 (1.45)
Federal Income Tax 6.4 (누진세)
Long Term Care & Family Leave 1
401(k) 12
HSA 7.5
의료, 치과, 안과 보험 1.5
노조 회비 1
추가 생명, 상해, 질병 보험 0.4

 
이렇게 총 급여의 36.7%가 사라지고 제가 집으로 가져오는 돈(Net Pay)은 슬프게도 총 급여의 63.3%밖에 되지 않네요.
 

다음 순위 - 생활비

자, "이제 돈이 좀 있겠네?" 하는 순간, 숨만 쉬는데도 통장에서 도망쳐 버리는 각종 생활 비용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집세, 각종 유틸리티 (인터넷, 전기, 가스, 수도, 쓰레기), 휴대폰 비용, 차량 할부/유지/운행 비용, 식비... 먹고 사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아래에 표로 정리해 볼께요.

항목 총 급여 대비 비율
집세 - 아파트 월세 및 보험료 22
각종 유틸리티 비용 3
휴대폰 비용 1
차량 비용 6
식비 10

 
다 합쳐보니 총 급여의 42.4%가 생활비로 나가는 것을 알 수 있군요. 제 총 급여의 79.1% 또는 Net Pay의 66.5%가 각종 세금과 생활비들에 빛의 속도로 사라져 버린다는 사실이 허탈 하기만 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돈을 버는가...?"
 

미래를 위한 대비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20.9%의 돈은 제가 마음껏 쓸 수 있는 돈일까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에 빠지게 됩니다. 남은 돈을 쇼핑하고, 외식하고, 여행 가는데 다 써 버리게 되면,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죠. 그래서 비상금도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외벌이 하는 제가 아프거나 죽기라도 한다면, 우리 가족은 살아가기 힘들어 질 거예요. 아이고... 생명 보험도 들어야 하겠네요. 비상금은 세후로 적립하는 Roth IRA를 통해 주식 투자를 하고, 생명 보험도 은퇴 후에 연금화 시킬 수 있게 적립금(Cash Value)가 쌓이는 Whole Life로 가입했어요.

항목 총 급여 대비 비율
Roth IRA 8
Whole Life Insurance 8

 
이제 제 수중에는 총 급여 대비 4.9%의 돈이 남아 있군요!!! 빚은 지지 않았으니 다행인걸까요? 이 돈으로 외식도 해야하고 아이들 필요한 물건들도 사야 합니다. 스크럽이 여섯 벌이나 있기 때문에 옷은 따로 살 필요가 없어서 너무 기쁘네요!


 
초등학생들인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크면 돈을 많이 벌어서 엄마 아빠에게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좋은 집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말에 눈물이 나는 것을 속으로 삼켰어요. 아빠는 유산을 물려줄 생각은 커녕 은퇴 해서 아이들에게 기대지 않고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 고작인데, 아이들은 저와는 다르게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고 착하기만 한 것 같아 다행인 건지 걱정을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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