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김프로RN/김프로RN의 미국 이민과 간호사 생활13 왜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가? 나는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이민자이자 초등학생인 두 아이의 아빠다. 이민 생활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었다. 그중에서도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야 할까?”라는 질문은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와이프랑 함께 고민했던 가장 중요한 질문들 중 하나였다. 처음엔 솔직히 걱정이 많았다. 아이들이 영어에 뒤처지면 어쩌나, 친구들과 소통이 어려우면 어쩌나, 불필요한 혼란만 주는 건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에 오래전 이민 오신 수많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그때 아이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쳤어야 했어...”“지금은 자식이랑 깊은 대화를 못 해. 너무 외롭고 슬퍼...”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졌다. 한인 2세들이 부모와 말이 통하지 .. 2025. 4. 11. 간호사 노조의 임금 협상과 파업 가능성 현재 내가 근무하는 병원과 간호사 노조의 임금 협상이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2025년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연방 정부 기관의 노조를 약화시키는 움직임을 보이며, 전반적으로 노조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근처 도시의 병원 노조들은 인플레이션이 한창이던 작년에 이미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우리 병원의 노조는 지금 이 어려운 시기에 사측과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를 보면 노조와 병원 경영진 간의 의견 차이가 상당히 크며, 이에 따라 노조는 파업을 포함한 강경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간호사들에게 파업 참여 동의서를 받는 과정이 진행 중이며, 사측과의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을 경우 실력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25. 3. 20. 미국과 한국의 부동산 거래 시스템 비교: 왜 한국은 부동산 사기가 많은가? 부동산 거래는 개인에게 있어 가장 큰 재정적 결정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부동산 사기, 특히 전세 사기와 관련된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에서 집을 사고팔 때는 Title Company와 Escrow 서비스가 개입하여 명의 이전과 대금 거래를 보증해 주기 때문에 사기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필자는 미국에서 두 차례 집을 사고팔면서 한 번도 사기를 걱정해 본 적이 없었기에, 한국의 부동산 사기 문제를 접할 때마다 의문이 생깁니다. 도대체 왜 한국에서는 이러한 피해가 반복되는 것일까요? 그리고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미국의 부동산 거래 시스템: 안전한 거래의 핵심미국에서는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Title Company(타이틀 회사)**와 **Escrow 서비스(에스크.. 2025. 2. 26. 마음이 몸에 미치는 영향: 긍정적인 태도의 힘 간호사로서 다양한 병원과 주에서 근무하며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를 가도 그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항상 힘들다,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고, 또 어떤 사람들은 항상 밝은 표정으로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환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프고 힘든 상황일 텐데, 어떤 환자들은 그 와중에도 간호사와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며 항상 밝은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반면, 어떤 환자들은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기도 합니다. 같은 일을 하고 같은 병으로 입원했는데 왜 이렇게 사람들마다 반응이 다른 걸까요? 최근 뇌과학자들은 우리의 생각이 몸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몸도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그것이 건강한 생활습관.. 2025. 2. 3. 간호사로 일하며 느낀 텍사스와 워싱턴의 극명한 차이 오늘은 제가 텍사스와 워싱턴 두 주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느낀 차이점을 이야기해볼게요. 이 두 곳의 병원 환경은 노조 유무에 따라 정말 다르더라고요. 간호사로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궁금하다면 끝까지 읽어봐요!임금 협상의 스트레스텍사스에서 처음 간호사로 일하게 됐을 때, 월급 협상은 내가 직접 해야 했어요. 그런데 신입이었던 당시엔 협상 경험도 없고, 영어도 완벽하지 않아서 비슷한 경력의 동료들보다 낮은 월급으로 시작해야 했죠. 나중에 경력이 쌓이고 다른 병원으로 이직하거나 파견 간호사로 일하면서 원하는 시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 과정이 정말 쉽진 않았어요. 반면, 워싱턴에선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요. 이미 노조에서 연차와 경력별 임금을 정해놔서 따로 협상을 할 필요가 없어요. 게다가 매년 임금 인상률도.. 2024. 12. 28. 15년차 철새 간호사의 회고 지난 15년의 간호사 여정을 회고하며, 나는 스스로를 ‘Journey Man’ 또는 철새에 비유하게 된다. 이민자로서의 삶, 그리고 팬데믹이라는 시대적 상황은 나의 선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단순히 외부 요인만은 아니었다. 한 가지를 배우고 나면 또 다른 것을 배우고 싶어지는 내 호기심이 나를 지금의 길로 이끌었다. 어떤 사람들은 평생 한 가지 분야를 깊이 파며 전문성을 키워간다. 그에 반해 나처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넓이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옳은 길일까? 나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길에는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으니 말이다. 나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다녔다. 처음에는 생소한 환경과 낯선 언어에 두려움을 느꼈지만, 결국 적응.. 2024. 12. 23. 20년이 지난 지금, 내가 느끼는 언어와 문화의 한계 미국에 온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이렇게 긴 세월이 지났으니, 이제는 20살짜리 미국 사람처럼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일상생활에서 생존을 위해 필요한 대화나 직장에서 사용하는 대화는 큰 문제 없이 한다. 그 정도면 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깊이 있는 대화다. 내 내면의 이야기를 영어로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영화나 문학, 음악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면 더더욱 그렇다. 관련된 단어와 표현을 알지 못하고, 문화적 배경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이야기를 나눌 때 깊이가 없다. 이건 단지 영어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지식과 경험 부족에서 오는 것이다. 문법, 읽기, 쓰기 등을 공부 해서 집을 짓는데 골격은 만들어 놓고.. 2024. 12. 7. 꿀잠과 우리의 심장 우리가 잠드는 순간은 단순히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스스로를 회복하고 재충전하는 시간입니다. 특히 심장은 잠을 자는 동안 휴식을 통해 낮 동안 쌓인 부담을 덜어냅니다. 하지만 현대인의 수면 부족은 이 자연스러운 과정을 방해하며, 때로는 심각한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제가 일하는 Progressive Care Unit (PCU)에서는 심혈관 질환 환자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심박수가 100을 넘는 심방세동(A-fib RVR) 환자부터,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입원한 NSTEMI/STEMI 환자까지 다양합니다. 이들 중에는 30~50대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입원한 환자들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최근에 심한 .. 2024. 12. 4. 열심히 사는 것보다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두 달 전, 갑작스럽게 오른쪽 무릎에 문제가 생겼다. 예상치 못한 지출을 메우기 위해 5~6일씩 강행군으로 일을 하던 때였다. 처음엔 무릎 앞쪽이 뻐근하다 싶더니 곧 안쪽까지 통증이 번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엄지발가락과 발바닥까지 저릿한 증상이 이어졌다. 병원을 찾아 X-ray를 찍어봤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진단은 단순한 무릎 염좌였지만, 통증은 단순하지 않았다. 물리치료와 재활을 시작하며 한 달 넘게 쉬어야 했다. 그렇게 쉬는 동안 생각할 시간이 생겼다. 나는 왜 이렇게 내 몸을 혹사하며 살아왔을까?열심히 살면 그게 답일까?돌이켜 보니, 가만히 있으면 불안해지는 내 성격이 문제였던 것 같다. 뭔가 하고 있어야만 마음이 놓였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여.. 2024. 11. 24. 이전 1 2 다음 반응형